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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19일 금요일

어설픈 사기꾼의 감언이설 4탄 - 기획부동산 사기

기획부동산 사기는 실제 매매가치가 없는 임야, 전답, 건물 등을 유망한 사업 조성 단지나, 신도심 조성지로 속여 실제 거래가보다 10배에서 100배까지도 비싸게 매매하는 수법이나, 완공되지 않은 건물이나, 재건축 지역을 곧 건물이 들어서고 분양될 것처럼 속여 계약금을 받고 잠적하는 등의 수법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기획부동산이 난무하기 시작했던 건 2005년 전 쯤 이다. 그런데 기획 부동산은 오가는 자금의 규모가 크다보니, 이들의 수법도 가장 치밀하며, 개인적으로 사기를 당한 것이 아니라, 이 사기에 이용될 뻔 한 적이 있다. (군 제대 후 지인의 소개로 영업사원 역할을 삼일정도 교육받다가 때려치웠다.)

당시 내가 잠시 몸담았던 기획사기 팀은 Oxxx 라는 분양대행사였다. 시내의 한 가운데 백화점 맞은편의 땅을 사들여서, 해당 장소에 건축을 위한 기초공사를 하고 있던 건설업체는 실제로 건물을 지을 돈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건설을 한다고 하면, 자기자본과 은행 대출금을 기반으로 건물을 짓고, 이후 임대, 혹은 판매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으로, 은행에 상환하는 방식을 취한다. 하지만 내가 잠시 머물렀던 곳은 분양을 하라고는 하는데 실체가 없었다. 그런데 분양 팀은 3팀 1팀에 20명가량의 분양인원이 있으며, 건물의 설계도를 기반으로, 보이지도 않는 물건을 팔려고 하고 있었다.

일단 의심이 많은 나는 이 건물이 실제로 지어지고 있는가가 의문스러웠고, 분양 팀을 쫓아다니는 동시에 틈틈이 건물의 실제 건축위치를 찾아가 건설장비가 어느 정도 드나드는지 알아보려 했다.

분양3팀이던 우리 쪽에서 담당했던 구역의 오른쪽 모퉁이에 해당 건물 필지가 있기에 식사시간이나, 휴게시간에 장소에 왕복하는 것 어렵지 않았고, 점심때도 1시간정도 휴게하면서 장비의 운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지하 5층 규모의 지하 주차시설을 만든다는 곳에 터파기를 한다고 굴삭기가 한대 서서 있을 뿐이고, 단 한 번도 해당 굴삭기가 가동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또한 해당 공사현장 인부들은 무슨 이유에서 인지 도로에 물을 뿌리기만 하고, 지하에서 나오는 흙을 퍼 날라야 하는 트럭이 전혀 왕래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완공 예정이 서류상으로는 약 6개월 뒤인데, 공사를 위한 전기 배전시설 또한 없었다.

몹시 수상했다.

그런데 더 수상하게 보이는 이유는 분양 대행사에서 분양하려고 하는 각 상점들의 위치였다. 10층으로 이루어진 해당 건물의 주요 위치는 이미 분양이 다 되었고, 그들이 분양하려고 하는 위치는 계단 밑의 외진 곳이나, 모서리에 사람 발길이 닿기 어려운 곳만 이었다. 지도받은 내용대로라면 건물의 분양이 80%가 완료되었기 때문에 건축을 지체할 이유가 없다. 하루라도 더 빨리 건물을 쌓아 올려서 분양을 하는 게 인건비든 뭐든 줄이는 것이 정상적인 순서 아닌가?

정말 수상했다.

3일간 관찰한 끝에 나는 해당 부동산이 개발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지인에게 이야기 했고, 당시 팀장이던 지인은 본인의 부모님이 거래하는 회사에서 하는 일이라 그만둘 수 없다며, 남아서 분양활동을 계속 했다.        

해당 필지는 13년이 지난 이제야 터 파기 공사가 완료되고, 3층높이의 철골 구조물이 올라가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의 돈은 어떻게 되었을까?
뭐 딱히 알고 싶지 않다. 굳이 예측 하자면 부도난 건설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지 않을까...

이것은 직접 경험 했던 사기이고, 이외에도 신문을 보다보면 정말 얼토당토않은 기획 부동산 사기 광고가 게제 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예를 들자면 2005년쯤에 보았던 광고 중 'ㅇㅇ시 신 항만단지 형성' 같은 멘트로 신문에 한 면을 컬러로 인쇄해서 내보내는 것들인데, 이런 것들은 대게 임야에 매우 가치 있는 산업단지나 기반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기준으로 해서 땅값을 실제 시세보다 10배 이상 높게 매매하고 있다. 실제로 신문기사를 기반으로 해당 지역의 공시지가를 살펴보면 평당 1만원 정도의 개발 불가 지역의 임야가 평당 200만원을 호가하는 신재생단지로 둔갑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해당 필지를 담당하는 구청에 가야만 조회할 수 있지만, 지금은 주소만 집어넣으면 공시지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도 있다.

정부 공표 부동산 공시지가 사이트
http://kras.daejeon.go.kr/land_info/info/baseInfo/baseInfo.do

그리고 저 광고에서 가장 우스웠던 건, 항만단지면 당연히 바닷가 근처에 있어야 하는데, 자신들이 광고한 사진에도 구 항만단지에서 차로 20분에서 40분이 걸리는 한참 동떨어진 임야를 곧 개발 제한이 해제될 것처럼 광고를 했다.

이외에도 3년 전에 군산에서는 현대중공업 근처의 공장부지와 상업부지에 기획부동산 바람이 불어, 몇몇 사람들이 시가 1억2천 가량의 토지를 12억에 구매해 막대한 손해를 입은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리고 사기가 아니더라도 이런 유사한 사건들은 비일비재 한데. 예를 들자면 세종시. 신정부청사가 들어선다고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적이 있다. 사람들은 해당 지역에 상업용지, 주택용지를 사서 원룸 촌을 만들기 시작했고, 상업용 건물을 너도나도 짓기 시작했다.

이건 사기가 아닌 부동산 과열이긴 한데. 암튼 이때 가장 많이 피해를 본 사람들은 대체로, 신규분양 상업용지와 주거용지를 구매해서, 덜컥 건물을 올려버린 분들이다. 정부청사가 들어오는 건 청와대와 국회의 싸움으로 번져 3년이나 지나서 결정이 되었고, 건물을 이미 지어버린 사람들은 미분양으로 인한 은행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본인들이 잠시나마 소유했던 토지와, 새로 지은 건축물을 사용도 못해본 채 법원 경매를 통해 넘겨야 했다.

한 달에 그런 경매 건이 10~30건 사이로 무려 2년 동안 있었다. 게다가 이곳들은 대체로 실제 사람이 들어오기 전에 경매에 부쳐지는 거라, 정상적인 가치도 인정받지 못했고, 감정평가 가격의 45%수준에서 처리되는 경우도 빈번했던 만큼.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정부 정책으로 인한 호재' 라던가 '신 공업단지 조성' 같은 단어 는 피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땅이 생기더라도 사람들이 바로 우르르 몰려가서 살 리 만무하고, 정상적인 주거, 의료, 교통 등의 시설이 생기기에 걸리는 기간은 대체로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정부 정책 수혜단지가 맞더라도, 기획부동산 홍보하는 사람들의 말처럼 금싸라기 땅이 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이 최소 10년이라는 소리다.

큰 이익은 항시 정확한 분석과, 적절한 기간이 곁들여져야 발생하는 것이 순리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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