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을 넘어서면서 부터 회사에서 자주 술을 먹게 되고, 반쯤 술독에 빠져 지내다 보니 건강이 상당히 안 좋아 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건강을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고민하고, 시행하고 있는데, 운동은 자전거와, 복싱으로 한다 치지만, 먹는 음식 중 건강에 좋은 것은 매년 가을 먹는 홍삼 이외에 없어, 건강식으로 무엇이 좋을까 생각해보니 요구르트가 가장 무난해 보였습니다.
요구르트의 효능 중에 장을 편안하게 해주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고, 최근 들어 흡연으로 인한 염증 증가에 대한 대비책으로, 장이라도 좀 깨끗하게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매일 먹는 건강식은 요구르트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뭐 시중에 여러 가지 유산균 약이 존재하기도 하는데, 굳이 약까지 먹고 싶지 않고, 아침 식사대용으로 먹으려 생각해보니, 구매해야 하는 요구르트의 양과 가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따라서 요구르트를 집에서 만들어 먹기로 결심하고, 최대한 저렴하고 탈이 나지 않는 방법을 찾으며 하게 된 경험을 기술해보려 합니다. 아래 요구르트 만들기 방법은 싼값으로 대량의 요구르트를 만들고자 하는 생각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1. 우유 선정
우선 우유는 생유보다 멸균우유가 쌉니다. 멸균우유 1리터는 1480원-1650원에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반면, 생유는 약 1.5배의 가격에 팔리고 있죠. 두 제품의 가격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멸균우유와 일반 우유의 살균차이 때문이죠. 일반우유는 몸에 이로운 균들을 살리기 위해 저온 살균을 하고, 멸균우유는 우유에 존재하는 모든 균이 죽도록 살균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멸균우유는 밀폐된 상태로 장시간 동안 부패나, 미생물의 번식을 막을 수 있는 반면, 일반 우유는 유통기한이 짧고, 냉장 보관해야 하는 단점이 생겨버리는 것이죠, 짧은 유통기한에 의한 반품 재고 처리 비용과, 냉장 비용이 포함되는 일반우유가 당연히 멸균우유보다 가격이 비싸게 책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2. 요구르트 종균
우유야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찾다 보니 금방 찾았지만, 요구르트 종균의 경우 구매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일단 10포 정도의 요구르트 종균의 가격은 대략 1.5만원에 형성되어 있는데, 종균의 값이 요구르트의 주원료인 우유 값을 초과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어요.
1) 요구르트 종균의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 접근했던 것은 바로 2차 배양입니다. 처음 요구르트 종균을 넣어 만들어낸 요구르트를 다시 재활용하는 방법인데, 이 경우 세균에 노출되기 쉬워 3차 이상 배양을 했을 경우 요구르트 때문에 배탈이 나는 경우가 발생하였습니다.
2) 요구르트 종균의 가격을 낮추고자 행했던 두 번째 방법은 시중에 파는 저렴한 요구르트를 종균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대형마트인 홈플에서 2500원이면 8개의 종균으로 사용할 요구르트를 구매할 수 있었고, 개봉하지 않은 상태로 유통기한이 2,3주 지난 이후에 배양에 사용해도 정상적인 배양이 가능했으며, 탈도 나지 않았습니다.
3) 중간에 시중에 파는 마시는 요구르트를 배양에 사용해보았으나, 예상 외로 세균 번식이 눈에 보일 만큼 형성되었고 냄새도 좋지 않아 (요구르트에 갈색 점 형태로 떠있는 이물질이 생겼습니다. ) 해당 요구르트는 폐기처분 하였습니다.
따라서 요구르트의 종균은 홈플 pb상품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요구르트 1리터 배양에 소비되는 원 재료 비용은 1480원 +350 = 1830원이 소요되네요.
1830원과, 약간의 시리얼만 있으면 1주일간의 간단하고 건강한 아침식사가 생기는 것이죠.
3. 요구르트 배양
저는 대용량으로 요구르트를 배양하고 싶은 반면, 시중에 파는 요구르트 배양기는 쓸데없이 작고 귀찮게 생겨먹었어요. 게다가 전기도 계속 들어갑니다. 따라서 그냥 평소에 쓰던 물병과 찜기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찜기를 활용하는 이유는 요구르트를 배양할 때 따듯함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끓는 물을 용기에 직접 닿게 붓는다면 유산균이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1) 처음에는 트라이탄 재질의 사각으로 된 밀폐용기를 사용하였으나, 이럴 경우 여기저기 묻는 요구르트를 처리하거나, 덜어내는 부분에 상당한 불편함을 느껴 물통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2) 요구르트 종균이 쇠에 닿으면 죽는다는 속설이 있었으나, 몇 차례 스텐레스 재질의 통에 배양을 해보니 전혀 요구르트 배양에 차질이 없는 것으로 보아,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물병을 소독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4. 요구르트 배양 방법
- 준비물품 요구르트 1개, 멸균우유, 요구르트 배양 통, 뜨거운 물
요구르트를 배양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행위는 바로 뜨거운 물에 용기를 소독하는 것이에요. 어떤 이들은 용기를 소독하기 위해 물을 끓이면서 그 안에 소독할 용기를 넣고 끓이는데, 저는 귀찮아서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서 그릇의 내부 곳곳에 닿을 수 있게 흘려줍니다.
대게의 세균은 90도 이상에선 죽기 때문에 아주 잠깐만 닿더라도 무방한 것 같아요. (현재 약 3개월째 소독은 이렇게 진행하고 있으며 전혀 문제 없습니다. ) 위 사진처럼 기울인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부으며 이리 저리 돌려줍니다. 이러면 밑 준비는 끝이에요.
다음은 그냥 요구르트를 통에 붓고, 우유를 부으면서 통을 빙글빙글 돌려 요구르트와 우유가 섞이게 하면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습니다. (저는 요구르트 만들 때 경건함을 위해 손을 씻고, 배양 통의 뚜껑을 덮는 순간까지 말을 하지 않습니다. 세균 들어가면 모든 게 끝이니까요)
이렇게 소독할 때 사용한 물은 냄비에 받아 두었다가, 요구르트 배양에 온도를 높여주기 위해 재활용 하고 있습니다. 따듯한 김이 나는 냄비에 올려진 상태로 밀폐된 곳에 보관해줍니다.
약 8시간이면 배양이 된다고 하는데, 기온에 따라 차이가 있어요. 여름철에는 따듯해서 8시간 이내에 걸쭉해진 요구르트를 볼 수 있지만, 가을이 온 후 16시간 정도 지나야 요구르트가 완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약 8시간 정도 지나서 요구르트가 완성이 안되었을 경우 물을 끓여 한번 더 부어주고 차분히 놔둡니다.
이렇게 요구르트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3분으로 제법 짧습니다. (소독하고 섞어주면 끝이니까요) 물론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만, 누가 8시간을 요구르트만 쳐다보고 있겠습니까;;
아 마지막으로 요구르트 배양과 관련된 상식 중 직접 확인 해보니 잘못 된 것을 두 개 적어보아요
1. 유산균은 쇠에 닿으면 죽는다. : 저는 지금 3개월 가량을 쇠로 된 물통에 요구르트 배양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식 되지 않는 스텐레스 재질입니다.) 잘 배양 됩니다.
2. 요구르트 배양 시 공기가 잘 통하게 하는 것이 좋다 : 유산균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시중에 파는 요구르트 유산균 중 제가 사용해본 요구르트는 100% 밀폐 상태에서 배양이 잘 됐습니다. (유산균이 공기를 필요로 한다면 제품 포장이 밀폐되어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
배양 시 뚜껑을 열어두면 매우 안 좋은 일이 생깁니다. 3개월 동안 약 35리터의 우유를 요구르트로 배양 하던 중 생겼던 실패 케이스, 즉 요구르트가 되지 못하고 상해버린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요구르트를 투명한 밀폐용기에 햇빛 닿는 곳에서 배양 했을 때
2) 요구르트 배양 시 뚜껑을 열어둔 상태로 두었다가, 잡균이 정착 했을 때
3) 배양 된 요구르트를 먹다가 다시 배양에 사용했을 때
4) 소독하지 않은 그릇으로 요구르트를 배양 했을 때
위의 4가지 케이스인데요, 처음은 투명 밀폐용기에 넣어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었다가 그냥 쉰 냄새가 나는 상한 우유가 되어서 버렸습니다. 그리고 한번은 뚜껑을 열어 두었다가 묘하게 알코올 맛이 나는 효모로 추정되는 녀석이 요구르트에 정착해서, 아 효모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먹었다가 배탈이 났었습니다. 그리고 배양했던 요구르트를 재활용 해서 삼대에 걸쳐 진행했던 적이 있는데 이때는 곰팡이로 추정되는 녀석들이 약 3종 가량 정착해서 요구르트 위를 떠다니기에 폐기 하였습니다. 첫 달 몇 번의 실패를 겪고 난 이후는 한 번도 탈 없이 배양이 잘 되더군요
이상 집에서 저렴하게 요구르트 만드는 법이었습니다. 요구르트, 집에서 싸게 한번 만들어 보아요
Ps : 전지분유도 시도해보았습니다.. 만 실패 확율이 매우 높아집니다. 환원유 생성 과정에서 다양한 균의 침투가 발생하며, 물과 우유가루의 혼합비율, 식히는 과정에서의 유해균 침투 등으로 포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