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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7일 토요일

고양이와 함께 한 3개월 속설과 달랐던 실제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된 이후, 고양이에 대한 여러 가지 고찰을 하는 중입니다. 일단 저희 집에 들어온 기쁨이는 생후 약 4년이 된 성묘입니다. 고양이에게 이것저것 설치를 해주고 복지 차원에서 산책을 시켜보려 최근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 고양이와는 3년째 지내고 있지만, 3개월이라 쓴 것은 직접 사는 집에서 키우는 기간이 3개월 이라 그렇습니다.

그간 고양이와 함께 하면서 보편적인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와 달랐던 내용을 정리합니다.
지금은 분양과 시골에 가있는 늘봄이와 기쁨이의 새끼들

1. 사용할 수 있는 자리를 물어본다.

애초에 여자 친구의 집에서만 자랐던 기쁨이, 그리고 그 새끼들은 집안의 모든 사물을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주저 없이 사용했기에 고양이는 늘 모든 물건을 다 자신의 것처럼 쓰는 동물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기쁨이는 모든 장소에 제 손으로 올려주지 않은 곳에 처음 올라갈 때는 밑에서 '냐옹~냐옹~' 하면서 사람의 응답을 기다리며 '올라와' 라는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는 올라오지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침대, 식탁, 싱크대 등의 부위에는 처음 2주간 아예 근처에도 가지 않았으며 침대의 경우 사용을 허락한 이래로 꾸준히 오르내리지만, 주방의 식탁, 싱크대에는 절대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식탁 의자 역시 오르지 않습니다.

가장 당황했던 부분은 화장실인데, 모래와 자신의 변이 있으면 아무렇지 않게 사용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집을 이사한 이후로 변을 보지 않고 하루를 간신히 버티며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한 두 방울 소변을 흘리는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에 데려가서 그 위에 앉혀주자 그제야 자신의 화장실임을 인식하고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식사량이 줄어든다. 

평소에도 식사량이 많지 않았던 녀석인지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최초 2주간은 식사를 거의 평소 절반가량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장소가 바뀌며 발생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화장실 문제도 있었겠지만, 어느 정도의 적응이 될 때까지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3. 고양이는 소문과 다르게 더럽다.

고양이는 그루밍 덕에 항상 청결을 유지해서 수개월에 한번만 씻기면 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같이 살아본 결과 1주마다 씻기지 않을 경우 각종 알레르기가 발생합니다. 그 원인이 그루밍 같습니다.

고양이는 하루에도 수차례 그루밍을 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여러 바이러스가 집안 구석구석 퍼지게 만듭니다. 지속적인 관찰 결과 그루밍은 혀가 닿을 수 있는 모든 부분에 대해서 하는데 그 범위는 항문과 성기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평소에 대장에서 발생하는 박테리아나, 체내 소변을 통해 나오는 여러 박테리아가 전신에 퍼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퍼진 균은 고양이가 몸을 이곳저곳 문질러대기에 하고 솜털이 빠져서 날아다니면서 함께 퍼지게 되는데, 그로인해 1주일 후에는 여기저기에 균이 가득한 상태가 되고, 연약한 제 몸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비염, 감기, 눈 가려움 등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또한 일부 피부에 발진이 생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매 주 토요일 고양이를 목욕 시키고 있습니다.

4. 고양이는 물을 싫어하지 않는다.

위 사항 때문에 목욕을 자주 시키게 되었는데, 고양이가 물을 싫어한다는 것은 실제 목욕을 시켜 본 결과 속설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고양이마다 특성일 수 있겠으나, '코리안 숏컷'인 저희 기쁨이는 물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싫어하는 부분은 물이 닿은 이후 추워지는 몸 혹은 찬물입니다. 따라서 체온과 비슷한 온수를 두 대야에 담아두고 한 대야에서 씻긴 이후 다른 대야에서 바로 비눗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는 동안에는 반항하거나 울지 않습니다.

체온이 내려가지 않을 만큼 따듯한 곳에서 씻긴다면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물에 닿으면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는다는 부분도 역시 대체로 익숙하지 않은 물에 대한 저항감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자주 씻기지 않을수록 더욱 물에 대한 저항감을 갖게 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주기적인 목욕을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길냥이를 주워 키웠던 참치 
기쁨이와 늘봄이의 새끼들

길 고양이를 데려왔던 참치나(생후 6주) 신생아였던 새끼들은 물에 대한 저항감이 전혀 없이 씻고, 말리는 과정을 매우 얌전히 받아들이고, 지금의 기쁨이는 주1회 목욕을 저항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목욕탕 근처만 가도 사람 죽일 기세라면 포기하세요. 그건 늦은 거에요. 이미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겁니다.

5. 사람 손을 안타는 고양이는 익숙해질 때 까지 놔두면 안 된다. 

고양이는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매우 두려워합니다. 그중 사람의 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부터 사람의 손을 잘 타는 개냥이가 있는 반면 지금은 시골의 외출 냥으로 가있는 늘봄이의 경우 1년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상태로, 사람만 보면 도주하는 고양이였습니다. 이런 상태였던 이유는 돌봐주던 사람이 겁이 많다는 이유로 1년 동안 방치했기에 발생한 것 입니다.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애정을 쏟으며 장난감으로 놀아준 결과 약 1개월 만에 만지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그로부터 2개월 후에는 퍼즐을 하는 동안 옆에서 퍼즐을 물고 도망치기도 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람에게 다가오는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고양이가 손을 타지 않는다고 해서 방치하기 보다는 보다 자주 놀아주고, 손으로 간식을 주기도 하는 등 집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고양이가 사람과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6. 고양이 분양은 최소 2개월 이후 해야 한다. 

간혹 너무 어린 고양이가 분양 올라오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고양이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여러 가지 배웁니다. 고양이는 엄마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며 '냥' 소리 한마디에 4,5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이 열을 맞춰 따라가는 모습은 너무 귀엽습니다.

아빠 기쁨이와 함께 식사하는 새끼

아기 냥들의 화장실 쟁탈전
고양이는 엄마와 아빠에게서 밥과 물을 얻을 장소나 화장실의 사용법 등을 배우며, 새끼 고양이들 끼리 싸우며 발톱을 넣고 때리는 법, 아프지 않게 무는 강도 같은 것들을 배웁니다. 이 과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경우 동료로 인식하는 사람에게도 아무렇지도 않게 발톱을 드리우는 경우가 있기도 하며,  무는 강도를 조절하지 못해 상처를 입히기도 합니다. 

7. 발톱을 꺼내는 고양이에 대한 대처

가족과 함께한 기간이 짧아, 교정을 못 거쳐 집사에게 발톱을 드리운다면 적당히 혼을 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덩치가 사람의 1/10에 불과해 머리를 툭 치거나 하는 정도만으로도 혼난다는 것을 충분히 느낍니다. 그리고 안거나 할 경우에도 발톱을 세워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아야'라고 아픔을 표시하는 소리를 내며 발톱을 넣으면 상대방이 아픈 것을 인식하고 주의하기 시작합니다. 

저희 기쁨이는 4년차인데도 꾹꾹이 할 때, 안길 때, 혹은 화날 때 사람에게 피가 나도록 할퀴거나 무는 버릇이 있었는데 2개월 만에 대부분 고쳤습니다. 지금은 제가 털 빗으로 빗어주거나 할 때 자신이 아프면 제가 평소 하던 '아야'를 흉내 내기도 합니다. 

8. 고양이 얌전하게 하는 방법 

다른 고양이들도 이런지 모르겠으나, 고양이가 유독 불안정하고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빠떼루를 줘야 합니다. 이럴 경우 혼낸다고 머리를 툭 치면 오히려 고양이에게 피나도록 쳐 맞는 수가 있습니다. (저도 많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녀석을 한방에 얌전하게 만드는 방법이 바로 빠떼루 입니다.

고양이 빠떼루 자세

고양이가 평소 앞발 어께 뒤편을 만져주면 '고릉고릉' 노래를 하는데 이 부분은 어미가 새끼를 이동 시킬 때 무는 부분입니다. 기쁨이도 이 부분을 잡고 3cm정도 들어주면 바로 빠떼루 자세를 하면서 매우 얌전해집니다. 

얌전해지는 이유는 아마 어미가 뒷목을 문 상태에서 움직인다면 상처가 생길 수 있기에 어렸을 때 교육받은 코드 중 하나 인 것 같습니다. 


이상 개인적으로 경험한 고양이 키우기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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