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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3일 일요일

럼버잭 원목 책장으로 캣타워 DIY (7만원으로 원목 캣타워 만들기)

캣타워는 많은 집사들에게 너무 비싸고, 사용하기 어렵게 다가오는 측면이 있습니다. 기껏해야 박스 종이로 이루어진 기둥 형 캣타워가 10만원을 훌쩍 넘는가 하면, 당장 내일 부서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저 품질의 캣타워가 5만원을 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니, 비싼 가격에 보장되지 않는 품질은 아직 까지도 캣타워를 구매하는데 망설이게 하는 요소 인 것 같습니다.

2년전 여자친구가 10만원을 주고 산 캣타워는 저 품질의 끝판왕. 그냥 내일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제품이었죠. 그래서 이번에 집 수리를 위해 공구를 산 김에 캣타워를 diy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1. 사전조사 


캣타워에서 처음에는 앵글을 이용한 개조를 생각했으나, 캣타워로 쓸만한 앵글의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따라서 앵글보다는 적절한 높이의 원목 제품을 구해보자는 생각에 처음에는 원목 자체를 구매하는 생각을 해 보았으나, 설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기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시중 제품 중 개조하기 편한 DIY용 원목 제품을 찾아보니 있습니다.


럼버잭 원목 400 6단으로 n 쇼핑에서 검색하면 나옵니다. 앵글도 이정도 크기면 8만원 하는데 원목이 67,000원에 무료 배송. 최고의 조건입니다. 이 정도면 최소 노동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저 정정도 원목을 구매하려 해도 가격이 비슷합니다.
유사한 원목 구매 시 가격 (약 61,000원)

이 원목 책장은 너비 400mm 높이 1718mm 깊이 230mm로 다 큰 고양이가 올라가서 앉을만한 사이즈이며 두께도 18t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무게는 견딜 수 있습니다. 또한 목재를 직접 주문했을 때와 다르게 표면 처리와, 모서리 라운드 처리까지 되어있으며, 책이 뒤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60mm x 400mm 18T의 작은 판이 있어 이것으로 바닥 면을 견고하게 보강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2. 도면제작 


이런 생각을 정리하여 여친몬에게 발그림을 그려 전송하였습니다.
앞발을 잘 못써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도면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늘봄씨 제작 도면 
여친인 늘봄씨의 도면 실력이 나날이 상승하여 이제 발그림과 몇 마디 설명만 하면 이렇게 도면이 나옵니다. 약간의 아이디어와, 도면이 합쳐져 제법 캣타워다운 녀석이 만들어졌습니다.

만들기 전에 도면을 먼저 그려야 하는 이유는 무턱대고 만들면 자재가 부족하거나, 원하는 형상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 많은 실패를 경험해본 저로서는 실패하지 않는 방법으로 항상 사용하는 것이 도면인데, 그동안 스스로 예쁘게 그릴 수 없어 항상 어려움에 직면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예쁜 여친이 예쁘게 그려주니 이제 안심입니다.

3. 조립 


높이 1718mm

60mm 400mm  판재 

400mm 책 받침
두께는 18t (플라스틱 임시 제품이라 1mm 측정 오차가 발생하여 더 작게 나옵니다.) 

일단 포장을 풀고 각 부위의 사이즈가 설계와 일치하는지 측정해보았습니다. 정확하게 재단이 되어 왔습니다. 

배송된 원목 책장은 이런식으로 뒷판은 이미 스태플러와 접착재로 고정된 상태로 배송됩니다. 저 뒷판을 어떻게 떼야 하나 고민했는데 의외로 쉽게 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망치와 주걱칼을 이용하여 뚝딱뚝딱 해봤는데 괜히 30분만 버렸습니다. 체중을 이용하여 한번 누르니 바로 떨어집니다.
이렇게 바닥에 대고 양손에 체중을 실어 누르면 쉽게 분해됩니다. 주의할점은 스테이플러 위치를 확인하여 그곳은 피하고 눌러주세요. 잘못하면 피봅니다. 또 하나는 60mm의 거의 끝 부분까지 손바닥으로 감싸고 압력을 주셔야 해요. 잘못하면 나무 쪼개집니다. 그리고 꼭 양손으로 해주세요.

박혀있는 스테플러는 롱노즈나 팬치를 이용해 잡고 돌리면 손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분해 작업이 끝나면 4개의 뒷판을 절단해 바닥판의 모양을 만들어줍니다.
266mm를절단해야 하는데 실수로 230을 절단해서 꽝됐습니다. ㅎㅎ;


절단이 완료된 판은 나사를 체결 할 가이드 홀 가공을 해줍니다. 4mm 드릴로 결합 지점이 될 부위에 구멍을 파야 합니다. 이 작업을 하지 않을경우 나사를 고정하기 어려워지고, 또한 판이 갈라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도 하나의 주의사항이 있는데요. 격하게 힘을 주지 마시구, 옹이가 있는 부분은 단단해서 잘 안파지니 지긋이 눌러줘야 합니다.

바닥판을 제외한 나머지를 조립해 보았습니다. 바닥판은 절단을 잘못하여, 조립해서 끼울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절단하지 않은 60x400x18 나무 2개만 좌우로 붙여 흔들림을 잡았습니다.  또 하나 잘못한 점은 캣타워 맨 밑 칸은 빼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닥판을 완벽하게 만든다면 맨 밑칸과 10mm정도 겹쳐 조립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맨 아래 400x230x19 짜리 판은 10mm 정도 더 위로 조립해야 합니다. 

세로 판재에는 본래의 조립용 홀이 이미 달려있기에 다른 가공이 필요 없어 그냥 나사로 조이기만 해주면 됩니다. 
생후 3년차 성묘인 기쁨이를 잠깐 올려봤는데, 익숙치 않아서인지 금새 내려왔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캣타워에 비해 앉을 공간은 더 늘어났는데, 음... 뭔가 맘에 들지 않나봅니다. 저로서는 원목 자체를 사용해서 제법 깔끔하고 보기 좋게 만들어졌다고 좋아했지만, 고양이 입장에선 그렇지 않은가봅니다. 

음. 아쉬운점이 있다면 고양이가 앉을 곳의 너비가 230mm이다보니 뭔가 좀 좁아보인다? 기존 캣타워는 250mm였는데 고양이에게 20mm는 제법 넓은 영역인가봅니다. 대신 기존 250mm이던 세로 길이가 400으로 넓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올려보면 앉지를 않습니다.ㅎㅎ;;

일단은 몇일 둬보고 냥이들이 맘에들어하지 않는다면 다음번엔 조금 더 크게 원목을 직접 주문하여 작업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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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5 추가 

성묘인 2마리중 1마리인 참치가 캣타워를 피신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둘다 숫놈인데, 중성화를 안한 상태답니 기쁨이가 참치를 덥치는데 피할곳이 없으니 사용합니다. 그나마 높은곳에 있으면 아래만 방어하면 피할 수 있으니까요... 이 캣타워는 캣타워 실격입니다. 쓰지마세요. 냥이한테는 적어도 250mm 이상의 휴식 공간이 필요합니다. 230은 성묘에겐 작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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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후 장단점 . 

장점 : 
1. 스프러드 원목이 의외로 튼튼하다. 
2. 모서리 라운드 처리가 이미 되어있어 어려운 작업 없이 조립만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3. 넓은 면은 균형이 잘 잡혀 고양이가 뛰어도 제법 안정적이다. 

단점 : 
1. 고양이가 앉을 공간 너비가 조금 좁다. 
2. 고양이가 좁은면으로 뛰어내릴 경우 제법 흔들림이 있다. (기존 천정 고정형 대비)

2018.10.21 추가 
고양이가 캣타워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다 올렸을때 행동을 봤는데 본인이 앞뒤로 회전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서 인 것 같았습니다. 과감하게 중간 판재를 좀 빼고, 회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약 10cm정도 판재를 앞으로 당겨서 설치하니 잘 씁니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것은 제자리에서 회전할 만큼의 공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엔 올려놓으면 5분마다 내려왔는데, 지금은 올려놓으니 몇시간이고 내려오질 않네요 ㅎㅎ 

문제는 상/하 공간이 아닌 좌우에 고양이가 회전할 만큼의 여백이 있느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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