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2018년 4월 10일 화요일

전주 여행 겸 제 5회 국제 3D프린팅 드론 코리아 엑스포에 다녀왔습니다.

어쩌다 보니 전주를 2주 연속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방문은 꽃의 계절을 맞은 나들이 겸 기존에 타던 자전거의 판매를 위해 다녀왔고, 두 번째는 여자 친구의 미래 직업인 3D프린팅 엑스포가 있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전주를 잘 알지 못하기에 인터넷으로 조사를 해 본 결과, 덕진공원, 완산공원, 한옥마을 등이 가 볼만 한 곳으로 추천되었습니다.

왱이 콩나물 국밥(배가 고파서 수란은 벌써 먹었..)
일단 도착하자마자 전주 맛집 10선에 꾸준히 들고 있는 왱이 콩나물 국밥에 들러 국밥 한 그릇 뚝딱 했습니다. 이곳에 들른 이유는 맛집인 것도 있지만, 넓은 주차장이 있고, 그 주차장에 식사 후 1시간 가량의 주차 시간을 제공 해줍니다. 걸어서 바로 5분 거리에 한옥 마을이 있어 식후 산책으로 한 바퀴 돌기에 딱 좋습니다. 아.. 콩나물 국밥은 정말 해장되는 시원한 맛 입니다. 전날 저녁에 한잔 했는데 딱 좋더군요 ㅎㅎ

길가에 핀 꽃이 너무 예뻐 찍어 보았습니다. (이름은 모르겠네요)





이미 여러 번 왔던 곳이지만, 올 때마다 못 봤던 것들이 새로 하나 둘 보입니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곳들을 한 바퀴 슥~ 스치듯 돌면서 전에 못 먹었던 음식들을 하나씩 입에 물고 두리번거리다 보니 미술관이 하나 생겼습니다. 안에는 반딧불을 주제로 한 여러 풍경을 담은 그림들이 전시 되어있습니다.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느낌의 왠지 모를 아늑한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차분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거리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이전에 없던 것들이 조금 생겼고, 신정 때 와서 명동처럼 붐비던 거리가 제법 한산해 진 것도 마음에 여유를 줍니다. 저에게 전주 한옥 마을의 특징이 무어냐 묻는다면 진짜 한옥을 보고 싶으면 전주 한옥 마을이 아니라 다른 곳에 가야 할 것 같구요. 전주 한옥 마을은 뭐랄까 자유로운 코스튬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ㅎㅎ;;; 엉뚱한 것 같지만 한옥의 고풍스러운 멋은 역시 서울 북촌 한옥 마을이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전주는 현대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ㅎㅎ;;; 복고스럽지 않아요.

저에게 전주에 가는 이유 중 절반은 밥과 간식 먹으러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즘은 여기에서 유행했던 여러 음식들이 마트의 맛집 코너 같은 곳에서도 먹을 수 있어 그 매력마저 조금씩 상실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덕진공원 입니다.




덕진공원은 한 여름에 연 잎이 흐드러졌을 때 가야 예쁠 것 같지만 날도 따듯하고 밥도 먹었으니 체력도 좀 소비할 겸 오리 보트 타러 갔습니다. 올 해는 유독 겨울이 길고 혹독했던 만큼 봄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오랜만의 따듯한 날씨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호수 한가운데서 따듯한 햇살을 받으면서 한가로이 떠내려 다니다 보니 50분이 훌쩍 지났습니다.




2017년 11월에 시작된 겨울이 2018년 3월 중순 까지 이어지는 너무나 길고 추웠던 겨울이 끝나서 인지 올 해는 독특한 현상도 있는데요. 보통 목련이 피고 나서 15일 가량 지나야 피던 벗 꽃이 올 해는 함께 피었습니다. 5개월 가까이 지속된 기이한 한파 덕에 몸도 마음도 축나버린 한 해지만 그래도 어김 없이 봄은 찾아 오네요 ㅎㅎ

3D프린팅 드론 코리아 엑스포

엑스포는 93년 대전 엑스포를 본 이후로 두번다시 가지 않겠다 마음 먹었지만, 앞으로의 삶에서 접해야 하는 기술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일주일 만에 다시 전주를 찾았습니다.

※ 93년 과학과 신기술을 좋아하던 초등학교 5학년 생이던 저는 꿈돌이를 때리고 싶을 만큼 미워했습니다. 1년동안 TV만 켜면 엄청난 일을 해낸 것처럼 홍보하던 대전 엑스포는 초등학생 하나 만족 시킬 수 없는 유치한 엑스포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신기술 하나 없고, 실용적인 부분은 0에 가까워서 전시행정의 끝판을 보여주는 엑스포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3D프린팅.드론 엑스포는 입구부터 제법 규모가 작아 보였습니다.  홍보가 너무 부족한 나머지 마지막 날인 일요일 낮에도 방문객 수는 크게 많지 않았습니다. 

입구에는 일렬로 음악에 따라 춤을 추는 로봇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것을 보는 순간 '드론은 저게 다일 것 같다.' 라는 공포감이 엄습해왔습니다. 하지만 저희 목적은 앞으로 사용해야 하는 기술인 3D프린팅의 다양한 활용도와, 다양한 종류의 3D프린터, 소재, 성능 등을 관람하는 부분이었기에 드론은 애초에 관심 밖이었습니다. 

뭐 이벤트는 드론과 3D프린팅에 골고루 초점을 맞춰 일 별로 행사를 하고 있었지만, 방문할 수 있었던 일요일엔 드론 축구 대회의 다른 일정을 확인하지 못한 관계로 행사는 패스하고 바로 3D프린터 존으로 갔습니다. 약 27개의 3D프린터 관련 업체가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의 1/5밖에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 프린터 업체를 구겨 넣었더군요. 








이번 3D프린터 대부분은 FDM(노즐을 통해 플라스틱 필라멘트를 녹여 출력하는 방식) 방식이 대부분 전시 되었습니다. 각각의 출력물은 다양했지만, 다양한 출력 방식을 접하고 싶었던 저에게는 큰 아쉬움이 남을 만큼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있고 일률적인 모습이 좀 아쉬웠습니다.


 독특한 구성도 몇 개 보였는데요 이것은 3D프린터와 아트를 접목 시킨 작품으로 3D프린팅 팬을 이용해서 직접 형태를 만드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레이저를 이용한 투명 플라스틱 내부에 직접 입체 문양을 새기는 신비한 녀석입니다. 표면에 처리된 것이 아니라 내부에 각인되었습니다. 앞으로 상패나 기념품 쪽에 많이 활용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무척 예쁩니다. 제 얼굴도 새겨 넣고 싶어요 ㅎㅎ
3D 프린터로 출력한 출력물은 0.1~0.2mm의 매우 얇은 층을 지속적으로 쌓아서 출력 완료 후 표면에 적층 구조가 적나라하게 보이는데요 이 장치는 그런 표면을 매끄럽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또한 표면 처리에 사용하는 용액은 이소프로필렌알콜 이라는 녀석으로 기존 표면 처리에 사용하던 용액에 비해 독성이 줄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금속 분말을 이용한 3D프린터 (출력물을 보아선 레진을 섞어 출력한 것 같은데 금속 분말에 레이저 가열을 통해 출력 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시연이 없어 확인은 불가능 했습니다. )
그리고 고 탄성 수지를 사용한 HP의 3D프린팅 출력물 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HP의 경우 독특했던 게 중앙의 체인 모양이 여러 고리가 연결된 구조인데 저런 구조를 개별로 출력한 게 아니라 하나의 완제품으로 한번에 출력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시연을 해주시지 않아서 이 부분은 카더라 통신입니다.) 또한 드론 프로펠러 같은 제품도 실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 출력 된다고 합니다.

가장 저렴한 것으로 눈에 띈 제품이 있는데요 80x80mm를 출력할 수 있는 소형 3d프린터와 3d프린팅 팬을 판매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고가 제품이다 보니 3d프린터의 물적 특성을 확실하게 확인하지 못하고 도입하여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는데 도입 타당성 평가를 위해 사용해보기 딱 좋은 제품인 것 같습니다. ㅎㅎ; 크기도 매우 작아서 책상 위에 얹어 놓기 좋아 보였습니다. 특징적인 설명도 따라붙었는데요 '계단에 굴려도 안부셔져요, 수평 맞출 필요 없이 그냥 놓고 쓰시면 알아서 수평 맞춥니다.' 라고 말씀해주셔서 '오~ 초보자가 쓰기 딱이네~'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3D프린터도 신기했는데 X, Y 축의 거대한 축에서 모터와 벨트가 돌아가는 다른 3D프린터와 달리 매달려서 빙글빙글 돌며 출력하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고 독특한 프린터였습니다. 하지만 출력 방식은 동일하게 FDM

DLP 방식의 3D프린터도 보고 싶었고, 진보 한 신기술이 보고 싶었는데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드론 전시관




드론 전시관에는 다양한 드론 체험존이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드론 축구와 산업용 드론 자율주행차 등의 전시 품들이 가득 있었고, 드론 부스에 가면 상품화된 드론을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드론을 날리는 분들과 드론을 사려는 사람들이 가득한.. 엑스포라기 보단 여긴 시장같아서 개인적으론 불편한 곳이었습니다.  추가 설명은 안하는게 나을 듯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배가 고파서 조점례 남문피순대 집에 들렀는데 허겁지겁 먹고 보니 사진 찍는 건 잊었습니다. ;; 반찬 한 점 남김없이 다 먹어버린 ;;; 후에 정신이 들었네요 ㅎㅎ; 무척 맛있습니다. 음.. 독특한 점은 순대 속이 매우 부드럽고 말랑하고 고소합니다. 피순대 라고 하는데, 아마도 선지를 갈아 넣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국물은 신기하게도 콩나물 국밥과 같은 맛이 났습니다. 여기는 현지인 추천으로 갔는데 정말 맛있어서 다음에 또 가고 싶네요 ㅎㅎ . 시장 입구에 전병을 파는 가게도 있었는데.. 거기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이번 주에 전주 또 한번 갑니다. 그땐 사진 찍어서 올릴게요~

이상 허접한 2일간의 전주 여행기였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